누군가에게 어떤 질문을 했을 때,(물론 그 질문이 우문이 아니라고 가정했을 때) 

 

1) 답변자가 그 질문에 정확한 답을 알 수도 있고,

2) 약간은 알지만 기억이 잘 안나거나,

3) 그 질문은 답을 모르지만, 그 분야에 대한 general한 상식은 갖고 있거나

4) 아애 문외한이라 질문 자체도 이해 못할 가능성이 있다.

 

위 4가지 타입 중,

1)번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질문자는 정확한 답을 얻고, 답변자는 똑똑하다는 명성을 얻는다.

4)번은 아애 할 말이 없으니 모른다고 하겠지.

 

문제는 2), 3)의 경우에서 발생한다.

 

여기서 부터 그사람의 인격이 드러나는 부분인데,

답변자는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줌으로써 타인에게 피해갈 것을 고려하는 양심(?)과

자신이 잠깐 아는 척을 해서 똑똑해 보이고 싶은 욕망을 저울질 하게 된다.

 

그나마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2), 3)의 경우에서 자신이 확실히 아는 부분은 설명하고, 기억이 잘 안나는 부분이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잘 알고있는 다른 사람이나, 정보를 얻을만한 루트를 소개하는 수준에서 마친다.

 

하지만, 답변자가 주위 사람들에게서 똑똑하다는 평판을 많이 들어와서 잘 모른다고 했을 때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매우 걱정하는 타입의 인간이거나, 혹은 남들로 부터 똑똑하다는 평판을 매우 얻고 싶어하는 경우, 이런 사람들은 잘 모르면서 '아는체'를 하기 시작한다.

 

살아오며 이런사람들을 종종 보아왔는데,

일단 두리뭉실한 말들로 개념을 혼동시킨 후, 자신이 아는 어려운 용어들을 퍼부어 대기 시작한다. 질문자에게 정보를 주기 위한 답변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답변이다. 질문자 자신이 부족해서 답변을 알아듣지 못한 것이게끔 속이는 수법이다.

 

나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을 매우 혐오한다. 이 사람들은 질문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 없다. 이런 행위는 경건한 학문의 장을 자신의 이기심으로 먹칠하는 짓이다.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질문자는 정보를 얻지 못한체, 답변을 알아듣지못한 자신의 무지를 탓하며 착석해야한다. 

 

질문의 요지를 잘 파악한 답변의 경우 질문자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설명하지 못하면 답변자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인간들이여, 제발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답해라. '아는척'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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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원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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